너무 익은 이야기와 더 없이 완벽한 배우들의 이야기 뮤지컬 <스위니토드>

스위니토드는 영국의 도시전설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뮤지컬이다. 빅토리아 시기 영국 런던 뒷골목의 분위기를 우회적으로 잘 표현한 뮤지컬로 한 남자의 복수 이야기를 그린 뮤지컬이다. 2022년 공연에서는 신성록 김지연, 강필석, 전미도까지 뮤지컬에서 매우 유명한 배우들이 주연을 맡았다. 이렇게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연기한 스위니토드는 어땠을까?
그런데 이 뮤지컬은 발전이 필요했다.
위에서 밝힌대로 이 영화는 빅토리아 시기의 영국 상황을 창작한 뮤지컬이다. 그렇다보니 우리가 전설의 고향을 보고 무서워하지 않는 것처럼 이 뮤지컬을 보고 무서워하지는 않는다. 물론 고전 작품은 그 나름대로의 맛이 있다. 당시로써는 새로운 시도, 주인공에게 감정이입되는 서사 등 많은 것을 현대의 사람들에게도 전달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스위니토드는 그렇지 못했다. 분명 당시로써는 잘 만든 작품이였겠지만 변화는 필요했다. 1979년 초연과는 정말 다른 변화가 말이다.
연쇄살인범? 복수?
이 뮤지컬의 가장 큰 모호성은 이 이야기가 연쇄살인범을 잡기위한 추리극인지, 아니면 가족을 위한 복수극인지 명확한 노선이 필요했다. 그러나 작 중 스위니토드와 러빗부인의 행동은 쾌락살인과 복수를 오고갔다. 그러다보니 스위니토드가 잡히게 된 배경과 판사에 의해 입양된 딸, 그리고 이 딸을 사랑하는 남자까지 연결고리가 그려지지 않는다.
토드는 복수를 위해 이발소를 열었다가 자신을 협박한 피렐리의 입막음을 위해 살인하는 장면에서 첫 살인을 벌이면서 어쩔 수 없다고 자신을 위한 변명을 늘어놓는다. 그런데 그 다음 바로 러빗부인과 연쇄살인을 통한 파이집 흥행계획을 읇는데 방금전까지 자신의 행동이 "필요에 의한 불가피한 살인"이라는 사람이 쾌락살인으로 넘어가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그러다보니 이 뮤지컬의 내용의 주제가 애매모호하다.
또 사람들의 웃음을 유도하기 위한 예수 개그 등 다양한 장면에서 관객의 웃음을 터트리는데 이는 역설적으로 이 뮤지컬이 어떤 주제를 가지고 접근하는 지 잘 모르게 만든다. 코디미.... 물이였나..? 싶을 정도였다.

안소니와 조안나... 없었어도 이야기는 충분했을 것.
스위니토드는 1부가 약 80분 2부가 약 60분의 이야기로 구성되어있는데 극히 일부만 안소니와 조안나의 분량이 할애되어있다. 그러다보니 토드가 행동하는 트리거 정도의 역할만 할 뿐이라 사실 없어도 이야기가 진행되는 데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차라리 연쇄살인에 치중하는 것이라면 살인을 눈치채며 옥죄어 오는 판사 터핀과 비들의 범인 추적에 힘을 썼다면 극 중 긴장감을 더 높이지 않았을까 싶다.
만약 딸인 조안나의 이야기, 그리고 악에 대항한다는 이야기를 삽입하고자 했다면 안소니와 조안나의 탈출 장면을 늘리고, 이를 추격하고 아버지로써 이들을 도와주는 토드의 역할을 삽입했다면 훌륭한 복수극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모든 걸 덮는 건 배우들의 열연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연기는 하나도 빼놓지 않고 봐야할 정도로 훌륭했다. 주연 배우를 비롯하여 앙상블에 이르기까지 음악과 연기가 한 몸이 되는 연기에 위에서 말한 아쉬움들이 사라질 정도였다. 특히 필자가 본 공연은 신성록 김지현 주연이였는데 갓 익힌 바삭한 치킨처럼 맛깔나는 연기를 선보였다. 스토리에 비해 길게 느껴졌던 시간을 이 배우들로 채웠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앞으로 이 멋진 배우들과 발전된 이야기로 스위니토드를 만나길 바란다.
